이솔은 여전히 놈이 사라진 어둠 속을 응시했다. 심장이 진정되지 않고 격렬하게 울렸다. 손에 쥐인 조각은 여전히 뜨거웠고, 그 온기는 마치 그의 손바닥에 뿌리내린 듯 느껴졌다. 방금 전, 스파이크 웜의 내면에서 들었던 그 희미한 파동이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그것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생명의 언어, 감정의 흔적. 놈의 혼란과 경계심이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생생하게 전달되는 기이한 경험이었다.
이솔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멸망 이후, 인류는 별똥별 괴물을 오직 ‘섬멸해야 할 재앙’으로만 정의해왔다. 그들은 지능도, 감정도 없는 그저 파괴적인 존재였다. 모든 헌터들이 그렇게 믿었고, 그렇게 가르쳤다. 하지만 이솔은 방금, 그 모든 상식을 뒤엎는 경험을 했다. 괴물이 자신에게 반응했다. 그것도 전투가 아닌, ‘인지’와 ‘경계’라는 감정으로. 그리고 이솔은 그 반응을 ‘들었다’.
손 안의 조각을 내려다보았다. 붉은빛이 여전히 약하게 깜빡였다. 이것은 대체 무엇인가. 기존의 별똥별 조각들이 헌터에게 단순한 힘을 부여했다면, 이 조각은 이솔에게 ‘다른 존재’와의 연결을 선사했다. 그것은 전투 능력이 아니었다. 오히려, 거대한 미지의 문을 열어젖히는 열쇠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