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준이 사라진 후에도 한여름은 한참을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었다. 짙은 남색 세단이 남긴 배기가스 냄새가 콧속을 맴도는 듯했다. 차갑고 단호했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계속 울렸다. ‘예상치 못한 복병.’ 그 말은 단순한 견제가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처럼 들렸다.
한여름은 낡은 창문 너머 어둠 속으로 강하준이 사라진 방향을 한참이나 응시했다. 심장이 여전히 거세게 뛰었다. 블루밍 로맨스. 업계 최고를 노리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대표. 그런 거물이 왜 하필 이 작은 동네 카페에, 그것도 문 닫을 시간에 찾아왔을까. 단순히 ‘썸 메뉴’의 인기를 견제하러 온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그의 눈빛에는 단순한 경쟁심을 넘어선 묘한 탐색과 흥미가 섞여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랑에 대한 환멸로 가득 찬 그녀에게, ‘썸’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이 갑작스러운 인기는 이미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다. 그런데 이제는 ‘경쟁’이라는 또 다른 파도가 그녀를 덮치려 하고 있었다.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이 소박한 공간을 지키고 싶다는 그녀의 간절한 바람이, 왜 이렇게 복잡한 소용돌이 속으로 그녀를 밀어 넣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