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은 찌뿌둥한 몸을 일으켰다. 밤새도록 뒤척인 탓에 개운치 않은 아침이었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던 스마트폰 화면은 이제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희뿌연 새벽빛에 묻혔다. 어제 겪었던 일들이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선명한 잔상처럼 머릿속을 맴돌았다. 5분 전으로. 그 세 글자가 마치 주문처럼 귓가에 울렸다.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어둠 속을 더듬어 스탠드를 켰다. 따뜻한 주황빛이 원룸을 채웠다. 텅 빈 공간은 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더욱 고요하게 만들었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아침이 되니, 그 능력의 실체가 더욱 또렷하게 다가왔다. 평범한 삶에 찾아온 균열. 그 균열 속에서 그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까.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봤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자신의 눈동자는 평소보다 깊고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늘 무미건조하게 흘러가던 일상에 갑자기 거대한 파문이 일었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가 던져진 것처럼, 그의 마음은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차가운 물로 얼굴을 몇 번 더 헹궜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오늘은 또 어떤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