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밤공기가 그의 뺨을 스쳤다. 엘리온은 자신이 아직도 죽어가는 가지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바닥 아래의 미약한 진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는 것처럼, 희미하지만 끈질긴 생명의 박동이 그의 손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뗐다. 가지의 껍질은 여전히 거칠고 메말라 있었지만, 방금 전 그가 느꼈던 교감의 잔향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초록빛은 사라졌지만, 그 울림은 그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게… 대체….”
그는 중얼거렸다. 아카데미에서 배운 모든 마법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마력은 생명수 핵에서 뿜어져 나와 가지를 타고 흐르는 것이었다. 마력이 없는 가지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그는 죽은 가지와 교감했다. 그것도 생명수 마법이 아닌, 무언가 다른 방식으로.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질문이 맴돌았다. 이 능력이 무엇일까? 왜 자신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아카데미의 마법사들은 왜 이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잊어버린 것일까? ‘뿌리 마법’이라는 단어가 그의 뇌리를 스쳤다. 카이 교수가 가끔 고대 기록에서 언급하곤 했던, 주류 학계에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되는 잊혀진 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