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어두컴컴한 사무실 구석, 지난 3년간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던 보안 회선 데스크폰이 요란하게 울기 시작했다. 오직 한 사람, 그의 과거를 아는 유일한 조력자 클로이만이 알고 있는 번호였다.
아서는 직감적으로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클로이. 무슨 일이지?"
[아서…… 놀라지 말고 들어. 방금 런던 소방청(LFB) 라디오를 해킹했어. 이스트엔드 구역 4번가 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대. 시신이 세 구 발견됐어.]
아서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어 내렸다. 이스트엔드 구역 4번가. 그곳은 자신과 연을 끊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던 유일한 혈육, 친동생 제임스 가족의 집이었다.
[경찰은 단순 화재로 덮으려 하지만, 시신의 흔적이 이상해. 화재가 나기 전 이미 총상으로…… 아서? 듣고 있어?]
"그래. 듣고 있어."
아서는 손에 쥐고 있던 암살자의 스마트폰을 우그러뜨리듯 꽉 쥐었다. 인간성을 버리고 살아온 괴물이 남은 여생을 평범한 인간인 척 살아가려 했건만, 빌어먹을 세상이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죽은 사냥개의 가족을 건드리다니……."
창밖의 빗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아서 블랙우드의 눈빛이 과거 '하운드'라 불리던 시절의 서늘한 포식자의 그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런던을 불태워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