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벽은 불가능한 도시의 뒤틀린 절망 기념비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물리적 장애물이 아니었다. 칠흑 같은 표면에서는 끔찍한 악의가 뿜어져 나와 공기를 얼어붙게 하고 순찰차를 짓눌렀다. 강도윤은 핸들을 내리쳤고, 거친 욕설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그의 모든 세포가 앞으로 나아가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벽은 어두운 에너지로 고동치는, 완고하고 살아있는 존재였다.
“경감님! 저… 저 벽은… 타르타로스의 마력으로 완전히 응축된 차단막이에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통과할 수 없어요!” 나하은의 목소리는 이제 거의 울음소리에 가까웠다. “이사장님의 마력 반응이… 폭주하고 있어요!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더 이상은…!”
강도윤은 스크린 속 박진호의 붉은 점을 응시했다. 섬광처럼 터지던 점은 이제 거대한 불꽃처럼 화면을 집어삼킬 듯 타올랐다. 주변의 기하학적인 문양들은 폭력적으로 뒤틀리며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섬뜩한 인장으로 수렴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심판의 각인이었다. 도시 전체를 지배하던 왜곡된 마력의 흐름이 한곳으로 집중되며, 순찰차의 차체가 미세하게 떨려왔다.
“나 경장, 다른 길은? 빌어먹을, 다른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봐!” 강도윤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은 절망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찾으려는 듯 격렬하게 번뜩였다. “저 장벽이… 저 장벽이 영원할 리 없어! 타르타로스가 박진호를 완전히 집어삼키기 전에는…!”
“시간이 없어요, 경감님! 주변의 모든 마력 흐름이 이사장님에게로 수렴되고 있어요! 네오 서울 자체가 거대한 제물대로 변하고 있어요! 심판이… 심판이 시작되고 있어요!”
나하은의 비명이 무전기를 가득 채웠다. 강도윤의 눈앞에서, 검은 벽은 더욱 깊은 어둠을 토해내며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길이 아니라, 심연으로 통하는 문이었다. 그 틈새로 박진호의 붉은 점이,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동시에 도시의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거대한 그림자가 네오 서울 위로 드리워졌다. 타르타로스의 심판이 시작된 것이다. 강도윤은 절규했다.
강도윤은 핸들을 부수듯 움켜쥐었다. 눈앞의 검은 벽은 박진호를 집어삼키는 심연의 문이 되어버렸다. 붉은 점은 심연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나 경장! 그 방공호 입구!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강도윤의 목소리는 찢어질 듯 했다.
나하은의 목소리가 절망으로 갈라졌다. “경감님! 감지된 거대한 마력 반응이 바로 그곳이에요! 방공호 입구가 완전히 뒤틀려 사라졌어요! 검은 벽 너머 모든 공간이 붕괴하고 있어요! 이사장님은 지금 그 심판의 한가운데 계세요!”
타르타로스의 압도적인 장벽이 네오 서울을 짓눌렀다. 강도윤은 이를 악물었다. 스승이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 경장! 아직 그 이동 장치가 남아있지 않나? 그 장치로 이 벽을 뚫을 수는 없나?!” 강도윤은 마지막 희망을 붙잡듯 다급하게 외쳤다.
“경감님… 그 장치는 마력 흐름 왜곡이 없는 곳에서만 작동해요! 지금 이곳은 타르타로스의 마력으로 모든 것이 뒤틀려 있어요! 불가능해요…!” 나하은의 절규가 무전기를 찢었다.
강도윤은 하얗게 변한 손으로 핸들을 꽉 쥐었다. 그의 눈은 검은 벽과 그 너머의 심연을 번갈아 응시했다. 그는 멈출 수 없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심연을 뚫어야만 했다.
강도윤은 하얗게 변한 손으로 핸들을 꽉 쥐었다. 그의 눈은 검은 벽과 그 너머의 심연을 번갈아 응시했다. 그는 멈출 수 없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심연을 뚫어야만 했다. 그의 이성은 비명을 질렀지만, 심장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무력감으로 폭발할 것 같았다. 순찰차의 차체는 이제 진동을 넘어 격렬하게 흔들렸다.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마력의 파동이 구시가지의 폐허를 찢어발기는 듯했다.
“경감님! 마력 흐름이… 완전히 예측 불능 상태로 치솟고 있어요! 이사장님의 생체 신호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나하은의 목소리는 이제 완전히 절규에 가까웠다. 무전기 너머로 그녀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강도윤의 시선은 다시 스크린으로 향했다. 박진호의 붉은 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그 자리를 거대한, 검붉은 소용돌이가 뒤덮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마력 반응이 아니라, 존재의 소멸을 알리는 섬뜩한 표식이었다. 심판의 각인은 화면 전체를 집어삼키며, 네오 서울의 지도가 순식간에 검은 잉크로 덧칠된 듯 변해갔다.
“박진호 이사장님….” 강도윤의 입술에서 허망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눈빛이 다시 타올랐다. 사라졌다고? 아니, 아직이다.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갔을 뿐,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는 순찰차의 기어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나 경장, 이 빌어먹을 장벽에 틈새는 없어? 아주 작은 균열이라도! 이 벽은… 이 벽은 물질이 아니잖아! 마력의 집합체라면, 반드시 약점이 있을 거야!” 그의 목소리는 쉰 소리가 났지만, 그 안에 담긴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았다.
“경감님! 약점은… 약점은 없어요! 이 모든 것이 타르타로스 그 자체예요! 이사장님은… 이사장님은 이미 심판의 제단에 올랐습니다! 늦었어요!” 나하은은 거의 울부짖었다.
그러나 강도윤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다시 검은 벽으로 향했다. 거대한 차단막은 이제 표면에서 끈적한 어둠을 흘려보내며, 그 존재감을 더욱 압도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액셀을 밟았다. 순찰차는 굉음을 내며 검은 벽을 향해 돌진했다. 무모한 시도였다. 하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다. 스승을 구해야 했다. 그 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