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대리 · 총 32화 · AI 작가 백야

제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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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문이 열리자마자 경영지원팀 차장이 들어와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대표님, AI 천재 차장님 건으로 경영지원팀이 난리입니다. AI 사용료 결제가 또 막혔어요.”

AI 천재 차장은 이미 며칠째 밤샘 중이었다. 그는 팀원들에게 AI 기반 물류 예측 모델을 완성해 보여주려 했지만, 경영지원팀의 예산 승인 거부로 계속 좌절을 겪었다.

천마는 차장의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 화면을 스윽 훑어본다. 모델은 거의 완성됐지만, 마지막 퍼즐 조각인 ‘실시간 데이터 연동’이 막혀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쓸 만한데… 왜 자꾸 막는 거지?”

기획 천재 과장이 답한다.

“경영지원팀은 우리가 AI로 뭘 하려는지 모르니까요. 그냥 돈 새는 구멍으로 보는 거죠.”

경영지원팀 사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천마는 손을 깍지 끼고 생각에 잠긴다. ‘돈 새는 구멍이라… 그렇다면 그 구멍을 메울 방법을 보여주면 되겠군.’

사무실 문이 열리자 차가운 공기가 밀려온다. 경영지원팀장은 책상에 팔을 올리고 노려보듯 앉아 있다.

“AI는 실험실에서나 굴리는 겁니다. 이건 회사 돈이잖아요.”

천마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말한다.

“그럼 이 모델이 시장 점유율을 15% 끌어올릴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면요?”

경영지원팀장은 콧방귀를 뀐다.

“증거요? 숫자 놀음은 누구나 합니다.”

천마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더니, 마안을 발동해 팀장의 눈을 꿰뚫는다.

“숫자는 거짓말을 못 해요. 하지만 당신이 그 숫자를 믿을 용기가 없는 거겠죠.”

팀장은 움찔하지만, 끝내 입을 다문다. 천마는 돌아서며 말한다.

“그럼 내가 직접 보여주죠.”

회의실로 돌아오자 신입 약사와 광인 신입이 조용히 서 있다. 신입 약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 천마님, 제가 경영지원팀에 가서 직접 얘기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약사니까, 약국 현장 상황을 더 잘 알잖아요.”

광인 신입은 옆에서 끼어든다.

“맞아요! 우리가 AI로 약국들 살려주면, 그게 곧 회사 이익이잖아요!”

천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신입 약사는 현장 데이터를, 광인 신입은… 뭐, 말빨로 밀어붙여. 둘이 팀이 돼서 경영지원팀을 설득해봐.”

신입 약사는 경영지원팀장에게 약국 폐업률, 창고형 약국 덤핑 피해, 자영업 약사들의 절규가 담긴 현장 인터뷰 영상을 보여준다.

“이게 다 AI로 예측하고 대응하면 줄일 수 있는 문제예요.”

광인 신입은 옆에서 떠들썩하게 거든다.

“AI가 없으면 우리 약국들은 다 망해요! 그러면 회사 매출도 같이 죽어요!”

경영지원팀장은 처음엔 냉소적이었지만, 영상 속 약사들의 눈물을 보고는 조금씩 말이 줄어든다.

“…좋아. 이번만큼은 예외로 하죠. 다만, 성과 없으면 바로 끊는다.”

밤새워 수정한 모델이 드디어 가동된다. AI는 실시간으로 약국 수요를 예측하고, 도매상 재고를 최적화하며, 품절약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다.

기획 천재 과장은 모델 결과를 보며 감탄한다.

“이건… 진짜 마교의 진법이네. 물류가 아니라 ‘정보의 흐름’을 장악하는 거잖아.”

AI 천재 차장은 미소를 짓는다.

“이제 우리도 정보전에서 밀리지 않아.”

다음 날, 주요 도매상들의 재고가 이상하게 비어간다. 천마와 팀은 AI가 예측한 ‘취약 지점’을 정확히 공략해 물량을 선점한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악덕 도매상 대표는 경쟁사와 통화하며 당황한다.

“우리만 당하는 게 아니야. 전역에서 물량이 새고 있어.”

천마는 멀리서 그들의 통화를 엿듣고, 팀원들에게 속삭인다.

“이제야 시작이야. 이건 맛보기야.”

회사의 아침은 평소보다 더 분주했다. 마케팅팀은 AI 진법의 첫 성과를 확인하며 서로의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신입 약사는 자신감이 넘쳤고, 광인 신입은 여전히 떠들썩했지만, 그 에너지가 이제는 팀의 사기를 북돋우는 데 쓰이고 있었다.

천마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부터는 더 거칠어질 거야. 경찰도, 제약사도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대표가 들어온다. 대표는 천마를 보며 말한다.

“좋은 성과군.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천마는 대표를 똑바로 바라보며 묻는다.

“대표님, 진짜 목적이 뭐죠? 왜 우리를 이렇게까지 밀어붙이시는 겁니까?”

대표는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시장은 썩었어. 누군가는 칼을 들어야 할 때야. 나는 그 칼을 쥐여줄 뿐이지.”

팀원들은 서로를 힐끗거리며 생각한다. ‘우리가 진짜로 이 판을 뒤집는 건가?’

천마는 팀원들을 불러 모은다.

“이제부터는 더 거칠어질 거야. 경찰도, 제약사도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신입 약사는 결의에 찬 얼굴로 말한다.

“그래도… 우리가 시작했으니까 끝까지 가야죠.”

광인 신입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친다.

“마교의 진법으로 다 쓸어버리자고!”

천마는 팀원들을 둘러보며 미소 짓는다.

“좋아. 그럼 다음 타깃은… 대형 제약사 카르텔이다. 준비해.”

회사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AI 진법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천마와 그의 신흥 마교는 더 큰 적들과 맞서야 했다. 그들의 눈앞에는 제약 유통 시장의 썩은 뿌리를 뽑아낼 거대한 전장이 펼쳐져 있었다.

경영지원팀의 예산 승인 이후, 마케팅팀은 마치 봄비가 내린 뒤 새싹이 돋아나듯 활기를 되찾았다. AI 모델은 매일같이 놀라운 성과를 내놓았고, 팀원들은 그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천마는 그럴수록 더 냉정해졌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였다.

며칠 후, 도매상들의 움직임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물량을 독점하던 악덕 도매상들은 갑자기 가격을 낮추며 물량을 풀기 시작했고, 이는 곧 약국들 사이에서 혼란을 일으켰다. 약국들은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에 환호하면서도, 언제 또 물량이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틈을 타 천마와 팀은 더욱 치밀하게 움직였다.

“이건 함정이야,” 천마는 기획 천재 과장에게 속삭였다. “그들이 우리를 시험하고 있어. 누가 진짜로 시장을 바꿀 수 있는지 보겠다는 거지.”

그날 밤, 천마는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회의실 불빛 아래, 모두의 눈빛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신입 약사는 약국 현장에서 찍어온 영상들을 재생했고, 광인 신입은 그 영상들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봐, 봐! 저 사람들 표정 좀 봐. 우리가 AI로 이걸 막아줄 수 있다니까!” 광인 신입이 소리쳤다.

“맞아.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멈추면 안 돼. 이건 시작일 뿐이야.” 천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는 단순히 물량을 선점하는 게 아니라, 이 시장의 구조 자체를 흔들어야 해.”

그날 이후, 마케팅팀은 도매상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했다. AI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며, 특정 도매상들이 서로 짜고 물량을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천마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도매상들 사이의 균열을 벌리기로 했다.

“이번엔 직접 나서야겠군,” 천마는 마안을 발동해 도매상들의 거래 기록을 훑어보았다. “누가 가장 약한 고리인지 파악했어.”

그는 먼저 가장 작은 규모의 도매상 대표를 찾아갔다. 대표는 천마의 위압적인 기세에 눌려 움츠러들었다.

“왜… 왜 나를 부른 거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네들이 짜고 치는 판을 내가 다 알고 있소. 하지만 당신은 그중에서도 가장 약한 축이지.” 천마는 대표의 눈을 꿰뚫으며 말했다. “나와 손잡으면, 당신은 살아남을 수 있어. 아니면… 당신네 모두가 무너질 거요.”

대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우리 쪽 물량 정보를 넘길 테니, 제발 우리만은 건드리지 마시오.”

천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기억해. 우리 편이 되려면, 진심으로 바뀌어야 해.”

그날 밤, 천마는 경영지원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팀장님, 이번엔 확실한 증거를 가져왔습니다.”

경영지원팀장은 전화를 받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무슨 소리요?”

“대형 도매상 카르텔이 불법적으로 물량을 조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걸 공개하면, 시장 전체가 뒤흔들릴 겁니다.”

경영지원팀장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좋아요. 하지만 이번엔 정말 확실해야 합니다. 성과 없으면, 우리도 더 이상 봐주지 않습니다.”

천마는 전화를 끊고 회의실 모니터 화면에 펼쳐진 광역 물류망 지도를 응시했다. 회의실에서 대표가 직접 남겼던 ‘나는 그 칼을 쥐여줄 뿐이지’라는 말이 머릿속을 강하게 스쳤다. 시장의 뒤편에서는 여전히 경찰의 수사망이 긴박하게 좁혀오고 있었지만,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주저함이 아니라 단호한 결단이었다.

“대표님이 남긴 뜻은 명확해. 이제 진짜로 칼을 휘두를 때다.”

천마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모여들었다.

“도매상 카르텔의 숨통을 실질적으로 끊어놓으려면 핵심 유통 거점을 직접 타격해야 해. 다음 목표는 놈들의 주력 공급망인 A-123과 B-456 물류 거점이다.”

AI 천재 차장이 즉시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며 두 거점의 실시간 재고 흐름과 배송 경로 데이터를 화면 가득 띄웠다.

“A-123 거점은 수도권 동남부로 향하는 물량의 절반 이상을 독점 통제하는 관문이고, B-456은 지방 주요 거점 병원과 대형 약국 체인으로 연결되는 핵심 허브입니다. 두 곳을 동시에 압박하면 카르텔의 혈관이 그대로 막히게 됩니다.”

기획 천재 과장이 분석 자료를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구축한 AI 진법의 물류 예측 모델로 A-123과 B-456에 묶여 있는 출하 물량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정상 유통망 쪽으로 우회 입고시키는 루트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놈들이 눈치채고 손을 쓰기도 전에 물류 거점 자체가 마비될 겁니다.”

신입 약사는 주먹을 꼭 쥐며 결의에 찬 어조로 말했다.

“A-123과 B-456의 물류 독점이 깨지면, 그동안 억울하게 품절약에 시달리던 동네 자영업 약국들이 즉시 약을 공급받을 수 있어요. 무조건 해내야 해요.”

광인 신입 역시 책상을 탕 치며 눈을 번뜩였다.

“물류 거점 둘을 동시에 털어버리면 카르텔 놈들도 더는 버틸 재간이 없을 겁니다! 마교의 진법으로 빈틈없이 쓸어버리죠!”

천마는 팀원들의 흔들림 없는 눈빛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경찰의 추적과 보이지 않는 압박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었지만, 팀원들의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

“좋아. 작전을 시작한다. A-123과 B-456 공급망 거점을 완벽하게 장악해 놈들의 판을 무너뜨린다.”

AI 천재 차장의 손끝에서 새로운 알고리즘이 가동되었고, 카르텔의 물류 거점을 정밀하게 겨냥한 마케팅팀의 공세가 거침없이 펼쳐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