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자격 심사 대상자, 도미닉 바우어."
요새화된 철문 앞, 서기실 직원이 철제 안경 너머로 낡은 문서를 치켜들었다. 대리석 바닥 위로 스며든 새벽안개가 구둣발 주위를 차갑게 맴돌았다.
"신용 등급 최하위, 마나 자산 전무. 선대 부채 총액 팔억 삼천만 골드. 이 서류가 가짜가 아니라면 자네는 지금 입학처가 아니라 수도 제삼 변전소 폐기장으로 가야 맞네."
직원은 깃펜 끝으로 도미닉의 가슴팍을 툭툭 건드렸다. 검은 제복에 달린 단추 하나까지 꼼꼼히 살피는 눈동자에 노골적인 멸시가 번졌다.
"입학 허가서 제삼조를 보십시오. 총재 직인이 유효하다면 서기실은 서류 접수를 거부할 권한이 없습니다."
"권한? 자네 같은 파산자 시체한테 소명할 권한 따위는 없어. 중앙 은행의 추심 영장이 하루만 늦게 접수되었어도 자네 뇌수는 이미 전력 공급용 수조에 담겨 있었을 텐데."
"하루 늦은 게 아니라 영장 자체가 기각되었습니다. 불법 유용 마나로 발부된 청구서는 무효니까요. 혹시 그 사유를 입학처장이 아니라 감사원 본청에 직접 물어보시겠습니까?"
도미닉이 턱을 약간 치켜들며 직원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