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교 바닥에 부딪힌 무릎에서 둔탁한 통증이 치밀었다.
류진은 거칠게 숨을 들이쉬며 몸을 일으켰다. 등 뒤에서는 차단된 방폭문 너머로 변압기가 연쇄 폭발하는 굉음이 두꺼운 강철판을 울리고 있었다.
품에 안은 양자 코어의 표면은 아직도 식지 않았다. 가죽 벨트로 감싼 오른손바닥에서 피와 진물이 배어 나와 검붉게 말라붙은 가죽을 적셨다. 신경이 타들어 가는 듯한 격통이 팔을 타고 어깨뼈까지 치솟았지만, 류진은 손가락에 힘을 풀지 않았다. 손을 놓는 순간 이 코어 안에 갇힌 잔류 신호마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었다.
치직, 치지직.
목덜미에 붙어 있던 비상 단말기의 수신부가 날카로운 잡음과 함께 달아올랐다. 단절되었던 보안 통신망이 비상 예비 선로를 통해 억지로 이어지고 있었다.
"류진! 듣고 있나, 류진!"
스피커 너머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는 감시국 총괄자 특유의 차가운 기계음이 아니었다. 완전히 밑바닥까지 긁어모은 공포가 뒤섞인, 헐떡이는 인간의 절규였다.
"당장 돌아가서 차단 핀을 완전히 체결해! 백본망으로 넘어간 코드가 격리 서버군의 프로토콜을 모조리 뜯어내고 있다!"
류진은 북쪽 환기 간선로의 철제 난간을 짚으며 천천히 발을 뗐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철교 밑 수백 미터 아래의 배기 팬이 돌아가는 저주파 진동이 뼈를 울렸다.
"차단 핀?"
류진이 턱 밑으로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낮게 읊조렸다. 목구멍이 매캐한 연기에 긁혀 모래를 씹는 듯 뻑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