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미등록 영혼들이 뿜어내는 냉기가 피부를 찢을 듯 현수를 덮쳤다. 눈앞을 가득 메운 검은 그림자들은 형태 없는 덩어리였으나, 그 존재감은 수많은 손길이 동시에 뻗어오는 것처럼 생생했다. 그것들은 현수의 몸을 꿰뚫고 지나가며 내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듯한 차가운 감각을 선사했다. 폐가 눌리고 숨통이 막히는 듯한 질식감에 현수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이게… 대체…!”
그는 망자 안내기를 든 손을 들어 막으려 했으나, 그림자들은 물리적으로 막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연기처럼 그의 팔을 통과해 심장으로 파고들었다. 다시금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만 같았다. 이번에는 저승관리국의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는 변명조차 통하지 않을 완벽한 죽음이었다. 차가운 그림자들이 그의 눈동자를 집어삼키는 순간, 현수의 뇌리에는 ‘겨우 죽음에서 벗어났는데, 또 다시 죽음의 문턱에 서다니’ 하는 비참한 절망감이 스쳤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자신은 이 초자연적인 위협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존재임을 다시금 상기했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얼어붙는 듯한 공포가 그를 짓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