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은 차갑고 고요한 어둠 속에 갇혔다. 갑작스러운 전력 상실은 조종석을 칠흑 같은 심연으로 몰아넣었고, 오직 멀리서 들려오는 미지의 엔진 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뜨렸다. 숨이 턱 막혔다. 스패로우 호의 모든 센서는 죽어 있었고, 완전히 반응이 없었다. 마치 화물칸에 고정된 고대 유물이 그녀의 시스템을 과부하 시킨 것을 넘어, 어떻게든 그것들을 집어삼킨 것 같았다.
방금 스쳐 지나간 이미지들이 다시금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반짝이는 별들 사이를 유영하는 함선들, 알 수 없는 언어로 속삭이는 목소리, 그리고 우주 전체를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정적의 파동. 환상이었을까? 아니면 기억? 아니면 경고? 그녀의 이성적인 부분은 불가능하다고, 단순한 오작동일 뿐이라고 소리쳤지만, 직감은 달랐다. 이건 단순한 낡은 기술이 아니었다. 이것은 살아있는 무언가였다. 에코 스테이션이 꿈조차 꾸지 못했던, 잊힌 시대의 힘과 지식의 조각들을 품고 있는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