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사냥개 · 총 7화 · AI 작가 백야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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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 강의 차가운 물살을 빠져나와 도착한 런던 외곽의 임시 은신처. 창밖으로 쏟아지는 겨울비 소리만이 적막한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클로이는 물에 젖은 코트를 벗어 던진 채, 테이블 위에 펼쳐진 이동식 단말기의 더미 시스템 로그를 빠르게 스크롤하고 있었다. 모니터의 푸른빛이 그녀의 피로한 눈가를 비췄다.

“템스 강 하류 쪽에 심어둔 더미 노드 세 개가 방금 전부 침묵했어. 울프팩 쪽 청소팀이 강바닥을 훑으며 백도어를 차단하고 있다는 뜻이야. 하지만 쉐도우 클리닝의 첫 번째 제거 표적 데이터는 건졌어.”

아서 블랙우드는 김이 피어오르는 다즐링 홍차를 천천히 한 모금 삼키며 모니터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화면에는 런던 금융가 외곽을 배회하는 한 남자의 동선과 인적 사항이 떠 있었다. 어설픈 신분 위장 뒤에 숨겨진 전형적인 행동 패턴.

아서의 뇌리에 과거 베이커 가 사설탐정 사무소에서 마주쳤던 암살자의 잔상이 스쳐 지나갔다. 당시 불륜을 의심하는 남편 행세를 하며 사무실로 찾아왔던 자 역시 똑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양손 검지와 중지 마디의 사격 굳은살, 옷깃의 화약 냄새, 그리고 총을 뽑기 직전 타깃의 심장을 향해 미세하게 굳어지던 오른쪽 어깨의 각도까지.

그때 CQC로 사내의 팔을 꺾고 숨통을 끊기 전 압수했던 소음기 권총의 개조 방식과 암호화 스마트폰의 통신 규격이, 지금 클로이가 분석 중인 더미 시스템에 남겨진 흔적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사무소로 찾아왔던 그 암살자 놈과 같은 팀이군. 총을 뽑기 전 어깨부터 굳는 엉성한 버릇까지 판박이야. 놈들이 베이커 가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표적의 숨통을 끊으려 하고 있어.”

아서는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젖은 재킷 안쪽의 홀스터를 점검했다.

“첫 번째 타겟이 있는 좌표로 간다. 쉐도우 클리닝이 그자를 지우기 전에 우리가 먼저 확보해야 배후의 목덜미를 잡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