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불감의 시작
엘리온은 굳건한 표정으로 아카데미의 거대한 복도를 걸었다. 에테르의 힘으로 살아 숨 쉬는 듯한 건물들은 다른 학생들에게는 경이로운 생명력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겠지만, 그의 눈에는 그저 기묘하게 뒤틀린 건축물에 불과했다. 벽면을 따라 흐르는 무늬들은 고대 상형문자처럼 보였고, 천장의 돔은 마치 거대한 동물의 갈비뼈처럼 솟아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에테르의 영향이라고 설명되었지만, 그는 그 어떤 미세한 떨림도, 따뜻한 온기도, 생명의 맥동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차가운 돌과 나무, 그리고 알 수 없는 재질의 물질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조물이었다.
복도를 지나는 학생들의 시선이 그를 쫓았다. 그들의 눈에는 호기심과 냉대,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문이 뒤섞여 있었다. ‘에테르 불감증’이라는 낙인은 이미 아카데미 전체에 퍼져 있었다. 이 거대한 에테르의 요새에서, 에테르를 느끼지 못하는 존재는 마치 물고기가 물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았다. 부자연스럽고, 이질적이며, 심지어 불쾌하기까지 한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