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가 비명을 지르며 뒤틀렸다.
균열 내부로 미끄러져 들어간 집행자-0의 외벽 장갑판이 시공간 전단력에 짓눌려 종잇장처럼 우그러졌다. 차원 경계선이 찢어지며 뿜어내는 백색 왜곡 파동이 조종 사령 데크를 강타했다. 전방 관측창 너머의 암흑이 소용돌이치는 나선형의 빛무리로 변하며 시야를 어지럽혔다.
엘리시아는 비틀거리지 않고 선 채로 왼쪽 손바닥을 메인 추진 패널에 내리찍었다. 뜯겨 나간 오른팔의 신경 단면에서 검푸른 체액과 함께 튀어 오르는 청백색 전류가 콘솔 하부를 지졌다. 살갗을 뚫고 돋아난 결정 가시들이 고전압 스파크를 머금고 파르르 떨렸다.
“자세 제어 분사 노즐 전면 개방해. 좌현 3번 추진체가 물려 있어.”
목소리는 성대를 긁으며 갈라져 나왔지만 단호했다.
“잠깐, 손대지 마! 네 신경 다발이 완전히 노출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