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자 훈련장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하지만 그 침묵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묵직한 공기 속에는 잊고 있던 날카로운 파열음이 감돌았다. 선수들은 각자 흩어져 있던 자리에서 예빈이 사라진 문을 응시했다. 몇몇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고, 어떤 이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미친 거 아니야? 이제 막 부임한 매니저가 감히 윤서준한테 그런 말을 해?"
"아무리 폐부 위기라지만, 저건 선 넘었지. 에이스한테 전국 대회 8강도 힘들다니."
"하긴, 틀린 말은 아니잖아. 요즘 서준이 형 컨디션도 별로고…."
수군거림이 훈련장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훈련장 한가운데, 마네킹 앞에 굳건히 서 있는 윤서준에게로 향했다. 서준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예빈이 사라진 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분노, 당혹감,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의 조각이 그의 자존심을 긁고 있었다.
폐부 위기. 전국 랭킹 12위. 3년간 입상 기록 전무.
그녀가 읊조린 숫자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 훈련 방식으로는 개인전 금메달은커녕, 전국 대회 8강 진출도 어렵습니다’라는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