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마나의 병증
류진은 찢어진 유리잔 파편들을 무심하게 밟으며 방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이미 아수라장이 펼쳐져 있었다. 마법으로 밝혀지던 천장의 조명들은 대부분 꺼져 있었고, 비상등의 붉은 섬광만이 불안하게 깜빡였다. 벽에는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었고, 곳곳에서 비명과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마나의 폭주가 학원 전체를 집어삼키기 직전이었다.
그의 눈에는 이 모든 혼란의 근원이 마치 거대한 검은 안개처럼 보였다. 불안정한 마나의 흐름은 공기 중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었고, 그 안에서 수많은 마나의 실타래들이 미친 듯이 뒤엉키고 끊어지고 있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혼란스러운 마나 폭주로 보이겠지만, 류진에게는 그것이 마치 병든 생명체의 고통스러운 경련처럼 느껴졌다. 마나의 흐름 속에서 썩어가는 듯한 탁한 기운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어깨에 멘 가방을 고쳐 메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별의 심장은 학원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가장 빠른 길은 중앙 탑의 마법 승강기를 이용하는 것이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작동할 리 없었다. 류진은 비상 계단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