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의 마른 몸이 거대한 마나의 격류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엘리시아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붉은 섬광이 눈앞을 가득 채우고, 맹렬한 바람이 그녀의 금발을 사정없이 휘갈겼다. “안 돼! 류진! 제발 멈춰!” 그녀의 절규는 폭주하는 마나의 포효에 완전히 파묻혔다. 손을 뻗었지만, 이미 류진은 붉은 섬광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처럼.
엘리시아의 푸른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마법 한 줄기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비마법사가, 죽음이 도사리는 마나의 소용돌이 속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 그건 그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분노가 치밀었다. 저 오만하고 무모한 비마법사 같으니! 그가 지금 대체 무슨 짓을 벌인 건가? 하지만 그 분노의 밑바닥에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심장을 옥죄는 듯한 공포가 자리 잡고 있었다.
“크아악!”
그녀의 정령들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빛으로 흩어졌다. 마나 증폭 장치 ‘별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파동은 이미 학원 전체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폭풍이 되어 있었다. 학원 건물은 마치 거대한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하게 흔들렸다. 천장에서는 거대한 콘크리트 파편들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고, 바닥은 갈라지며 섬뜩한 균열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