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에 유도진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사랑’이라니. 그는 단지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을 뿐이었다. 이 여인은 첫 만남부터 그에게 거대한 오해를 안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심장이 아주 미세하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의 완벽한 일상은, 이제 이 엉뚱한 관계 재정비 소장에 의해 송두리째 흔들릴 참이었다.
유도진은 무의식중에 넥타이를 살짝 고쳐 매며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의 턱선은 날카롭게 굳어 있었고, 지적인 안경 너머의 눈빛은 아름의 동그란 눈에 고정되어 있었다. 완벽하게 통제된 삶 속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가장 비논리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변수였다. 하물며 계약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그런 단어가 튀어나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사랑이요?" 유도진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소장님, 저는 지금 매우 중요한 M&A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제 커리어는 물론, OBC 그룹의 미래까지 걸린 문제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랑’이라니요? 이건 너무나 비전문적이고, 비논리적인 접근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