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조선소의 콘크리트 잔해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밤의 정적을 갈랐다. 아서는 눅눅한 템스 강변의 흙바닥을 거칠게 박차고 달렸다. 등 뒤에서 터져 나온 굉음과 함께 열기가 폐허의 공기를 뒤흔들었다. 몸을 던져 쓰러진 철골 구조물 뒤로 숨자, 파편들이 머리 위로 비 오듯 쏟아졌다. 금속 조각들이 철판에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가를 찢을 듯 울렸다. 매캐한 화약 냄새와 짙은 매연이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아서의 움직임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는 과거 ‘팬텀-7’의 리더로서 수천 번의 전장에서 겪었던 혼돈과 죽음의 냄새에 익숙했다.
“아서, 무사해? 방금 강변에 설치된 감시망이 일시적으로 마비됐어. 폭발 여파로 보여.” 클로이의 목소리가 인이어를 통해 울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긴장감이 배어 있었지만, 정보 전달만큼은 정확했다. 아서는 잔해 사이로 몸을 웅크린 채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폈다.
“무사하다. 데이터는 확보했나?” 그의 목소리는 거친 숨소리 사이에서도 놀랍도록 침착했다. 폐허가 된 조선소의 윤곽은 밤의 어둠 속에 거대한 짐승의 뼈대처럼 흉측하게 솟아 있었다. 템스 강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땀으로 젖은 그의 이마를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