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까지 차오른 흙탕물이 거친 거품을 뿜어냈다. 고태민은 벽면에 박힌 녹슨 강철 사다리의 세 번째 발판을 밟고 위로 몸을 끌어올렸다.
오수 표면에는 코어를 적출당하고 붕괴한 2급 괴이의 검은 점액질이 두껍게 엉겨 붙어 있었다. 신경망이 터지며 새어 나온 잔여 침전 독기가 좁은 천장 틈새를 가득 메웠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포가 짓물려 들어가는 듯한 작열감이 목구멍 안쪽을 긁어댔다. 기침을 뱉자 피 냄새 섞인 오물 맛이 혓바닥에 번졌다.
철판으로 밀폐된 공간 안에서 수압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다. 배관 연결부의 고무 패킹이 찢어지며 사방에서 굵은 물줄기가 쐐기처럼 뿜어져 나왔다.
사다리의 부식된 강철 앵커가 콘크리트 벽면에서 미세하게 들썩였다. 끼익, 하는 날카로운 금속 피로음이 벽을 타고 손바닥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태민은 젖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천장 유압 파이프에 달린 붉은색 수동 배수 밸브 휠에 손을 얹었다.
지름 40센티미터의 주철 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퇴적된 인과 침전물이 기름때와 뒤엉켜 기어 축 사이에 단단한 석회질처럼 굳어 있었다. 상류에서 밀려드는 수천 톤의 배수 압력이 밸브 디스크를 안쪽에서 틀어막고 있는 탓도 컸다.
고태민이 체중을 실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휠을 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