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밤새도록 렌은 잠들지 못했다. 낡은 사서실의 삐걱이는 의자에 앉아 밤을 새웠다. 머릿속은 온통 어제 발견한 검은 마도서로 가득했다. 손가락 끝에서 터져 나왔던 희미한 푸른빛. 그것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었다. 마법 재능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폐기 마도서관에 유배되다시피 한 그에게, 그 빛은 한 줄기 희망이자, 동시에 거대한 미지의 위협이었다.
다음 날 아침, 렌은 평소처럼 사서실 문을 열고 나왔다. 묵은 먼지 냄새와 책들의 침묵이 그를 맞았다. 언제나와 같은 풍경이었지만, 렌의 눈에는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그저 낡고 버려진 책들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잊혀진 이야기와 숨겨진 지식을 품고 있는 보물처럼 느껴졌다. 어젯밤의 경험이 그의 시야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그는 평소처럼 서가를 정리하고, 대출 기록을 살폈다. 물론 대출 기록은 몇 년째 텅 비어 있었다. 폐기 마도서관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렌은 이곳의 유일한 관리자이자 방문자였다. 그의 일상은 지루하고 고독했지만, 적어도 어제까지는 그랬다. 이제는 그의 내면에 거대한 비밀이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