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찢는 쇳소리와 함께 서고 바닥이 덜컹 내려앉았다.
천장 모서리를 따라 붉게 녹슨 강철 덧문들이 톱니를 맞물리며 연달아 닫혔다. 외부 통로와 서고를 완전히 갈라놓는 이중 차폐였다. 석회 먼지가 쏟아져 내리는 틈새로, 바닥에 새겨진 코발트블루의 고대 문양들이 번개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돌바닥을 가르며 타오르는 푸른 불꽃은 온도가 없었다. 대신 폐쇄된 공간 내부의 마력과 산소를 무자비하게 빨아들이며 기압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귀 안쪽이 먹먹해지고 비릿한 오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키세요!"
엘리시아는 렌의 외침을 무시하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두 손을 모았다. 그녀의 은빛 머리카락이 기압 차로 인해 사납게 곤두섰다. 아카데미의 수석답게 손가락의 움직임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3계위 연환 방벽, 칠요의 거울."
엘리시아의 손가락 끝에서 정육면체의 투명한 마력 격자가 빠르게 엮여 나갔다. 중앙학술원이 공인한 가장 완벽한 방어 마법이었다. 기하학적으로 배치된 일곱 장의 마력판이 얇은 막을 형성하며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정교하게 계산된 두께와 밀도는 웬만한 4계위 충격 마법조차 굴절시켜 튕겨내도록 설계된 규격품이었다.
하지만 서고 기둥을 타고 번져 오른 고대의 푸른 불꽃은 그 정연한 격자를 반사체로 인식하지 않았다.
지지직, 쾅!
기둥 상단에서 뻗어 나온 한 줄기 마력 파동이 엘리시아의 방벽 정중앙을 강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