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덩이가 살점을 파고들기 직전, 도미닉은 피하지 않고 왼손을 뻗었다.
차갑게 얼어붙은 손가락이 쇄도하는 강철 족쇄의 연결 관절을 정면에서 움켜쥐었다.
파산 표식이 새겨진 손목 안쪽에서 찢어지는 파열음이 일었다. 외부 공급 마나가 영으로 곤두박질친 신체는 팔억 삼천만 골드의 실시간 이자 파동을 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뼈마디가 타들어가는 압박감에 시야가 붉게 물들었지만 도미닉은 눈을 감지 않았다. 족쇄 안쪽에서 뻗어 나온 여섯 가닥의 흡수 침이 손바닥을 꿰뚫는 감각을 그대로 응시했다.
"미친놈이 제 발로 걸려드는구나!"
카를이 붕대 감긴 목덜미에 핏대를 세우며 족쇄의 기계식 레버를 비틀었다. 집행용 구속 도관이 도미닉의 혈관을 물고 영혼의 잔류 마나를 강제로 긁어내려 했다.
그 순간 뒤편에서 대기하던 두 명의 사설 용병이 둔기를 꼬나쥐고 좁은 통로를 좁혀 들었다.
"물러서요!"
클라라가 허리춤에서 꺼낸 은빛 인장함을 바닥에 내리찍었다. 녹색의 신탁 결계가 부채꼴 모양으로 터져 나가며 용병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신탁 감사 대상 구역 내 사설 무력 행사는 전원 자격 박탈 사유예요! 한 걸음만 더 내딛는 순간 보스웰 가문의 청구권으로 당신들 용병 면허를 박탈하겠어요!"
용병들의 발이 굳어지자 카를의 시선이 사납게 흔들렸다. 그러나 카를은 도미닉의 목덜미를 겨눈 다른 한 손을 거두지 않았다. 족쇄는 이미 피부를 뚫고 들어가 영혼 핵을 옭아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