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절단기가 쇠사슬을 끊어내는 쇳소리가 대회의실 문짝을 타고 뼈마디까지 울렸다.
덜컥하는 파열음과 함께 문이 양옆으로 사납게 젖혀졌다. 파란색 제복을 입은 본관 방재팀 보안 요원 넷이 들이닥쳤다.
"안에 있는 인원들 전원 제자리에 서요! 외장 저장 장치랑 노트북 전부 압수 대상입니다!"
체구가 가장 큰 요원이 곤봉을 거칠게 흔들며 단상으로 성큼 다가왔다. 뒤편에 서 있던 시설관리본부 직원이 손가락질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저 여학생 손에 든 하드부터 뺏어! 감사위원회 지시다,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내보내지 마!"
채은은 메인 랙에 연결되어 있던 케이블을 망설임 없이 단번에 뜯어냈다. 8채널 데이터가 담긴 외장하드를 니트 카디건 안쪽 가슴팍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귀에 꽂힌 보라색 이어플러그 너머로 요원들의 거친 숨소리와 바닥을 짓이기는 가죽 구두 소리가 둔탁하게 짓눌려 들어왔다.
"채은아, 이리 와!"
태이가 채은의 앞을 막아서며 요원의 어깨를 거칠게 밀어냈다. 키가 큰 태이가 버티고 서자 요원의 발걸음이 잠시 주춤했다. 태이는 뒤돌아 채은의 창백해진 뺨과 귓가를 살피며 성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너 지금 제정신이야? 고막이 버티질 못해. 아까 그 백십 데시벨 틀어놓고 귀가 얼마나 짓눌렸는데, 일주일 뒤에 현장 실사라니. 저 부이사장 노인네가 널 죽이려고 판을 깐 거라고!"
"손 떼, 송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