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적, 건조한 파열음이 아침의 정적을 갈랐다.
자갈밭 위를 구르던 푸른 공간 마도석이 군화 뒷굽 아래 짓눌려 산산조각 났다. 짓이겨진 결정 파편에서 터져 나온 왜곡 마력이 비산하며 서늘한 회랑 바닥을 긁었다. 카이젠은 발밑의 부스러기 따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한 걸음 내딛었다.
제복 단추가 풀려 젖혀진 그의 목덜미와 쇄골 사이, 부서진 황실 억제 장치의 틈바구니로 검붉은 마력이 불꽃처럼 튀어 올랐다. 그 균열을 단단히 옭아맨 금빛 에테르 실이 맥동할 때마다 카이젠의 턱선이 굳어졌다. 붉게 물든 그의 눈동자가 아드리안의 얼굴에 못 박혔다.
"방금 내 연구실 문짝을 박살 내고 가신 분치고는 발걸음이 참 빠르십니다, 전하."
아드리안은 깨진 마도석을 힐끗 보더니 느릿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는 얼굴 위로 특유의 오만한 조소가 피어올랐다.
"순찰대의 눈을 피해 쥐새끼처럼 숨어 다닐 줄 알았더니, 여기까지 기어 나와 남의 물건을 짓밟는 취미가 있으실 줄은 몰랐군요."
"남의 물건?"
카이젠의 목소리는 긁히는 쇳소리처럼 낮고 거칠었다. 그가 리아나와 아드리안 사이의 거리를 완전히 갈라놓듯 비스듬히 앞을 가로막아 섰다. 등 뒤로 리아나의 숨결이 닿자 카이젠의 어깨에 실린 근육이 팽팽하게 굳어졌다.
"기숙사 창문 너머로 도망친 전학생을 뒤쫓아온 것까진 참아주려 했다만, 벨모트. 네놈이 손에 쥔 게 고작 도주용 마도석 따위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