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서늘한 공기를 가르고 도서관 상공을 뒤덮은 경보 마법진이 붉은빛 파편을 토해내고 있었다. 산산조각 난 방어 결계의 파편들이 서리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후정의 깨진 대리석 광장은 두 사람의 마력이 맞부딪친 여파로 매캐한 석재 냄새에 휩싸여 있었다.
리아나의 손끝에서 뻗어 나간 금빛 에테르 실은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허공을 갈랐다. 그것은 실타래처럼 가늘었으나 강철보다 질기게 휘어지며, 카이젠의 쇄골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붉은 마력의 폭풍 속으로 파고들었다.
치익, 살갗이 타는 듯한 날카로운 마찰음이 울렸다.
카이젠의 체내에서 요동치던 파괴적인 기운이 금빛 실과 맞물리며 거세게 요동쳤다. 부서진 황실 억제 장치의 틈바구니는 그의 마력을 제어하기는커녕 불길에 기름을 붓듯 통제력을 앗아가고 있었다. 붉은빛이 리아나의 손가락을 집어삼킬 듯 맹렬하게 솟구쳤으나, 리아나는 눈을 질끈 감는 대신 금색 눈동자를 형형하게 빛내며 손가락을 꺾었다.
"흐트러뜨리지 마."
리아나의 입술 사이로 단단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실의 매듭을 교차시켜 카이젠의 어깨와 가슴팍을 가로지르는 주요 마력 혈로를 단단히 죄었다. 에테르의 가닥들이 그의 굳은 근육과 신경계를 감싸 쥐며, 제멋대로 날뛰던 붉은 파동의 마디를 하나씩 억누르기 시작했다.
억제 장치가 파괴되며 폭주하던 카이젠의 거친 숨결이 일순 멎었다.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