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원로원 집행대장의 흉갑 중앙에 박혀 있던 왜곡 마도석이 산산조각 났다.
보랏빛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가운데, 허공에 떠 있던 아드리안의 형체가 신기루처럼 흔들렸다. 일그러진 윤곽 너머로 붉은 머리칼을 쓸어 올린 아드리안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섬뜩한 냉소를 흘렸다.
"역시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리아나."
깨진 결정 조각들이 바닥에 흩어지며 환영이 찢겨 나가는 와중에도, 그의 서늘한 음성은 지하 공간의 바위벽을 타고 징그럽게 울려 퍼졌다.
"순순히 문을 열지 않는다면 다른 수를 써야지. 그 마도석은 단순히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야."
바닥에 떨어진 마도석 파편들이 붉은 열기를 토해내며 검붉은 연기를 피워 올렸다. 석판 바닥이 치이익 소리를 내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부수는 순간 격리 구역 전체의 자율 방어와 자폭 술식이 맞물려 돌아가도록 설계해 뒀거든. 병기의 동력핵이 될 수 없다면, 전하와 함께 그 자리에서 짓눌려 죽어."
아드리안의 웃음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지며 환영이 완전히 소멸했다.
동시에 거대한 흑철 아치 관문 외벽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던 고대 룬 문자들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지하 깊은 곳에서 거대한 톱니바퀴가 비명을 지르며 맞물려 돌아가는 둔탁한 진동이 발밑을 뒤흔들었다.
천장을 떠받치던 아치형 대들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번지더니, 집채만 한 화강암 덩어리들이 굉음과 함께 쏟아져 내렸다.
"물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