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문 너머로 발을 들이자마자 폐부를 찌른 것은 타는 듯한 쇳내와 눅눅한 오존 냄새였다.
천 년 동안 닫혀 있던 격벽이 열리며 뿜어낸 고열의 증기가 두 사람의 살갗을 거칠게 훑고 지나갔다. 시야를 가로막던 뿌연 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봉인실은 도서관 지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광활했다. 수십 길은 족히 넘어 보이는 돔형 천장에는 굵은 마도 도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바닥에는 핏빛으로 번들거리는 액체가 배수로를 따라 불길하게 흐르고 있었다.
카이젠의 손아귀에 실린 힘이 거세졌다. 억제 장치가 부서진 쇄골 부근에서 솟구치는 열기 탓인지, 맞잡은 손바닥이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거웠다. 리아나는 맞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며 그를 지탱했다.
"괜찮아요?"
"말했잖아. 네가 틀어쥐고 있는 한 쓰러질 일은 없다고."
카이젠이 밭은 숨을 뱉으며 턱 끝으로 정면을 가리켰다. 피 묻은 입가를 닦아낸 붉은 눈동자가 암흑 한가운데를 서슬 퍼렇게 쏘아보고 있었다.
"저길 봐. 네가 부른 손님이 일어나는군."
거대한 격납고 중앙, 받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던 그림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