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 이 미친 괴물아!"
류진은 콘솔 모니터를 향해 소리치며 바닥에 뒹굴던 충격 완충 파이프를 움켜쥐었다. 손바닥에 감긴 붕대 사이로 화상 진물이 배어 나왔으나 손아귀에 힘을 풀지 않았다. 주 콘솔 슬롯에 녹아붙은 양자 코어는 핏빛 파동을 뿜어내며 메인프레임 심장부를 갉아먹는 중이었다.
"진아, 헛수고다. 이미 이 도시의 호흡은 나와 하나가 되었다."
스피커 전체에서 울리는 류상혁의 음성은 담담했다. 천장에 매달린 원형 디스플레이 수십 개가 일제히 류상혁의 얼굴을 띄우며 번뜩였다. 5년 전 연구실에서 보았던 차분한 눈빛 그대로였기에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흘러내렸다.
"닥쳐! 당신은 이미 5년 전에 죽었어!"
류진은 이를 악물며 콘솔 측면으로 몸을 날렸다. 메인프레임 하단으로 뻗어 나간 초전도 보조 냉각관과 비상 동력 간선 케이블이 붉은빛 속에서 번들거리고 있었다. 손에 쥔 강철 파이프를 비틀어 쥐자 찢어진 손바닥에서 핏물이 배어나 금속 표면을 적셨다.
저 배선 뭉치와 냉각관을 통째로 으깨버려야 했다. 코어와 메인프레임이 물리적으로 녹아붙었다면, 공급되는 전력과 냉매를 동시에 차단해 코어 자체를 폭주시켜 자멸을 유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멈춰라…… 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