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힌 뒤, 방음실에는 건조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문틈 사이로 빠져나간 도경원의 발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벽면을 메운 쐐기형 스펀지들이 공기의 미세한 흔들림까지 흡수하고 있었다. 방 안에 남은 것은 오직 형광등의 낮은 전자음과 벽걸이 시계의 초침 소리뿐이었다.
송태이가 채은의 어깨에서 손을 천천히 뗐다. 그의 손바닥이 닿았던 자리에 얇은 온기가 남았다. 태이는 바닥에 떨어진 은색 열쇠를 집어 들었다. 열쇠고리에는 낡은 플라스틱 태그가 달려 있었고, 검은 유성 매직으로 302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저 형 말, 진심으로 듣지 마."
태이가 열쇠를 채은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원래 과에서도 유명해. 말 섞기 까다롭고, 지 마음에 안 들면 후배든 동기든 사람 취급도 안 한다고."
채은은 손바닥에 닿는 차가운 금속을 내려다보았다. 모서리가 닳아 반들반들해진 알루미늄 열쇠였다. 손잡이 부분에 땀 자국처럼 희미하게 남은 손때가 보였다. 조금 전까지 경원이 쥐고 있던 물건이었다.
"7시라고 했어."
채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목덜미에 걸어 둔 헤드폰의 이어컵이 카디건 옷깃을 짓누르고 있었다.
"아침 7시일 리는 없잖아. 저녁 7시겠지."
태이가 이마를 짚으며 헛웃음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