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잔향의 시간표
시계탑 앞 잔디밭으로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가차 없이 둘러쳐졌다.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테이프를 쥔 방재팀 직원 서넛이 기단부 석조 계단마다 철제 펜스를 박아 넣었다. 본관 쪽 도로에서 굉음을 울리며 진입한 검은색 스타렉스 차량 지붕 위로 고성능 지향성 폐쇄회로 카메라 두 대가 솟구쳤다. 렌즈는 정확히 종루의 아치형 개구부를 겨누고 회전했다.
"돌아가자. 여기서 오래 서성거리면 경비실 무전부터 돈다."
도경원이 윈드브레이커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낮게 읊조렸다.
송태이는 턱걸이하듯 턱을 굳힌 채 시계탑 외벽을 훑었다. 본관 방재실 소속 보안 요원 둘이 입구를 철봉으로 가로막고 무전기를 두드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허리춤에는 캠퍼스 출입 인가증이 번쩍이고 있었다.
백채은은 코트 주머니 속에 손을 찔러 넣었다. 손가락 끝에 닿는 차음 플러그의 표면이 차가웠다. 왼쪽 귓바퀴 안쪽에서 희미하게 박동치던 통증이 차가운 바람에 씻겨 내려가는 듯했지만, 방금 118데시벨 훈련을 치른 감각은 여전히 고막 뒤편에 둔탁한 진동으로 남아 있었다.
"저기 봐. 기단부만 막은 게 아니야."
태이가 손가락을 살짝 들어 시계탑 상부를 가리켰다.
"종루 테라스 네 귀퉁이에 은색 삼각대가 서 있어. 저거 소음진동 계측기잖아. 일반 소음계가 아니라 지향성 마이크로폰 네 대를 어레이로 묶어 놨어."
경원이 걸음을 재촉하며 고개를 비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