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윤은 거대한 원형 공간의 중앙, 투명한 액체로 가득 찬 저장고들 한가운데 서 있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찔렀다. 그의 왼손등에는 여전히 희미한 검은 그림자가 아른거렸고, 심장은 차가운 어둠 속에서 위태롭게 뛰고 있었다. 어둠을 집어삼킨 부작용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내면에 깊숙이 뿌리내린 듯, 미세하게 맥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때때로 차가운 기운이 심장을 움켜쥐는 듯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이 힘은 그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타르타로스를 상대할 유일한 열쇠일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가 그의 마음을 짓눌렀다. 하은과의 연결이 극도로 불안정한 채 홀로 어둠과 맞서 싸우는 시간은 그를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귓가에 꽂힌 인이어에서는 간헐적으로 지직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 그녀의 목소리는 잡음 속에 묻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 침묵에 가까운 소음은 그의 지친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놀랄 필요 없습니다. 저는 타르타로스의 대리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타르타로스의 새로운 자아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감정 없는 목소리가 섬뜩한 진실을 읊조렸다. 강도윤은 저장고 속의 인간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들은… 대체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