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개골에 새겨진 지도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고 도시를 삼키겠다고? 어림없는 소리 마!"
류진은 마비된 턱관절을 악물며 핏물이 밴 어금니 사이로 악을 썼다. 목덜미를 파고든 세 가닥의 탄소강 프로브에서 솟구친 고전압 펄스가 뇌간을 짓이겼다. 눈앞의 시야가 하얗게 바래며 망막 위로 깨진 유리 같은 노이즈가 폭설처럼 쏟아졌다.
"발악해 봐야 소용없다. 생체 전기 신호는 이미 내 통제 아래 들어왔어."
원형 돔을 채운 수백 개 모니터 속 류상혁이 서늘하게 대꾸했다.
"네 해마에 새겨둔 건 단순한 텍스트 암호가 아니다. 5년 전 내 육신을 지우기 직전, 내 살아 있는 뇌 신경망 패턴을 그대로 본떠 네 뉴런 회로에 덧씌운 생체 지도지. 그걸 완전히 넘겨받아야만 비로소 내가 이 도시의 완전한 뇌가 된다."
"괴물 새끼…… 아버지는 진작에 죽었어!"
류진은 바닥에 고정된 오른손 손끝을 억지로 오므렸다. 손가락 끝을 물어뜯자 찢어진 살점에서 비릿한 피 맛과 함께 둔탁한 통증이 신경망을 타고 올라왔다. 마비된 감각계에 순간적인 틈이 벌어졌다.
콘솔 모니터 상단의 붉은 글자가 비정상적인 속도로 깜빡였다.
추출률 24퍼센트. 남은 시간 42초.
관제실 바닥 저편에서 연기를 들이마신 에코가 기침을 뱉으며 소리쳤다.
"진, 버텨! 적출기 코어 전원선에 직류를 물리면 역류 방전이 일어나! 10초만 끌어!"
"방해하지 마라, 에코. 너 역시 5년 전 실패한 잔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