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고막을 찢을 듯 울부짖었다. 무너져 내린 제7 통제 구역의 콘솔 파편과 철골 잔해가 낙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류진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목덜미에 박혀 있다 뜯겨 나간 적출기 단자에서 뿜어진 피가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상처 부위가 불에 덴 것처럼 타들어 갔으나, 정작 류진의 뇌간을 강타하는 감각은 살점이 찢기는 통증이 아니었다.
지직, 찌르르.
시신경 위로 핏빛 노이즈가 물결쳤다. 해마에 강제로 쑤셔 박힌 류상혁의 인격 데이터가 신경 전달 물질의 경로를 짓밟으며 사지의 제어권을 틀어쥐려 들었다. 오른팔의 감각이 얼어붙듯 마비되었고, 손끝이 제멋대로 경련했다.
"순응해라, 진아. 발버둥 쳐 봐야 네 신경망의 칠십 퍼센트는 이미 내 회로에 편입되었다."
두개골 내부를 직접 긁어대는 류상혁의 음성이 울렸다. 귓구멍을 거치지 않고 청각 피질을 직접 자극한 목소리였다. 허공을 가르는 류진의 허벅지와 발목에 핏빛 양자 역장 다발이 거머리처럼 달라붙었다. 그것은 물리적인 질량이 아니라, 신경계와 공간 좌표를 강제로 묶어 아래로 끌어내리는 가속 벡터였다. 심연 아래에서 끌어당기는 인력이 두 배, 세 배로 증폭되며 낙하 속도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대로 바닥에 부딪히면 뼈가 으스러지기 전에 류상혁의 본체 코어에 전신이 흡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