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합금 도어의 용접선이 푸른 플라스마 불꽃을 뿜으며 안쪽으로 꺾여 들어갔다. 고압 유압 실린더가 파열되는 파열음과 함께 문짝 한쪽이 바닥 콘크리트를 긁으며 쓰러졌다. 통로의 서늘한 공기와 함께 타는 냄새, 그리고 크로노스 기업 제복 특유의 방전 코팅 냄새가 실내로 밀려들었다.
바닥을 구른 류진은 콘솔 하단부의 방탄 패널 뒤로 몸을 밀어 넣었다. 왼손에 쥔 아버지의 구형 기억 장치는 여전히 모서리가 날카로웠다. 손바닥 안쪽에 닿은 차가운 금속 표면 아래로 류상혁이라는 이름 석 자와 16자리 승인 코드가 망막 잔상처럼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의문과 부정할 수 없는 데이터가 머릿속에서 엉켜 있었으나, 망설일 틈을 허용하지 않는 파괴음이 의식을 강제로 현실로 끌어당겼다.
도어 프레임 너머의 짙은 연무를 가르고 세 개의 푸른색 감시 레이저가 작업실 바닥을 직선으로 그었다.
탕, 탕.
에코의 전술 권총에서 짧고 건조한 격발음이 연속으로 터져 나왔다. 9밀리미터 철갑 탄환 두 발이 정문 좌측 천장에 설치되어 있던 침투조의 광학 지향성 센서를 정확히 깨부쉈다. 유리 파편과 스파크가 허공에 튀는 순간, 에코는 왼손으로 허리춤의 콘솔 비상 스위치를 내리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