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플라스마 불꽃이 3천 도의 고열로 세라믹 포트의 접점을 집어삼켰다. 구리선이 산화하며 뿜어내는 매캐한 연기와 함께 타오른 스파크가 류진의 뺨을 스쳤다. 피부 표면이 붉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토치의 방아쇠를 쥔 오른손에 체중을 더 실었다.
"어리석은 선택이다, 류진."
공중에 투사된 아카이브의 홀로그램이 푸른 잔상과 함께 미세하게 흔들렸다. 은회색 제복을 정갈하게 입은 감시자의 표정에는 여전히 일말의 당혹감도 섞이지 않았다.
"주 광케이블의 물리적 절단은 전송을 중단시키지 못한다. 에코의 식별 코드로 개방된 비상 백본망은 이미 중앙 타워 01과 3중 채널로 다중화되어 있다. 네가 파괴하는 것은 단지 백업 인터페이스 하나에 불과하다."
"상관없어."
류진은 이를 악물며 토치의 밸브를 최대치로 개방했다. 초고온의 화염이 인터페이스 섀시를 뚫고 내부의 다발형 광섬유를 녹여 내렸다. 녹아내린 유리 섬유와 합성수지가 뒤엉키며 콘솔 하부에서 탁한 불꽃이 연거푸 튀었다.
"이 데이터는 네놈들이 마음대로 회수할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야. 아버지가 남긴 것은 순종이 아니다."
"순종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류상혁 수석 연구원이 설계한 소거 프로토콜은 크로노스 시티의 인지 붕괴를 제어하는 유일한 안전장치다. 네가 감정적으로 매달리는 진실이란, 도시 전체를 데이터 과부하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뇌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