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로 끝이 끊어진 허공으로 류진의 몸이 솟구쳐 올랐다.
가속도가 붙은 몸을 허공의 냉기가 사정없이 후려쳤다. 73번 격리 구역의 주철 관로가 끝나는 지점 아래는 제4 하층 구역의 거대한 수직 공동이었다. 사방에서 굵은 철골 트러스와 부식된 배관망이 얽혀 있었고, 아득한 바닥에서는 화학 슬러지가 부글거리며 내뿜는 유황 냄새가 치밀어 올랐다.
추락의 속도가 정점에 달한 순간, 류진의 등허리가 거대한 저항선에 걸렸다.
수십 년 전 폐기된 채 철골 기둥 사이에 그물처럼 늘어져 있던 폐광케이블 뭉치였다. 굵은 피복 더미가 끊어지며 둔탁한 파열음을 냈고, 낙하의 운동 에너지가 케이블의 탄성에 꺾이며 온몸의 뼈마디가 비명을 질렀다. 연이어 그 아래 쳐져 있던 썩은 절연 천막이 류진의 체중을 받쳐 들며 북 찢겨 나갔다. 세 겹으로 겹쳐진 천막이 차례로 찢기며 마찰열과 먼지를 뿜어냈다.
속도가 한 차례 더 꺾인 직후, 류진은 거대한 침전 슬러지 풀 한가운데로 처박혔다.
풍덩,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차갑고 끈적한 오수가 머리끝까지 덮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