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광선이 망막을 찢을 듯 내리꽂히는 순간, 머리칼이 곤두서는 살기가 허공을 메웠다.
엘리샤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뒤덮은 진홍빛 원형 결계에서 수백 갈래의 빛무리가 한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허공에 떠 있는 거대한 감시 마안 세 개는 단순한 정찰 장치가 아니었다. 중심축의 동공 형태 룬이 고속으로 회전하며 바닥에 찍힌 붉은 원을 기준으로 지표면 좌표를 묶고 있었다.
상공의 마안은 궤도 낙하식 섬멸 마법의 유도 결계 핵이었다.
"엎드려요!"
엘리샤가 외치며 칼릭스의 옷자락을 낚아채려는 찰나, 칼릭스가 먼저 움직였다. 그는 늘어진 오른팔을 버려둔 채 왼손으로 검을 쳐들며 엘리샤의 앞을 가로막았다. 검 끝에서 서릿발이 튀었다.
"늦는다."
칼릭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공의 붉은 장막에서 마른벼락 같은 굉음이 터졌다.
슈우우웅!
공기를 찢는 파열음과 함께 진홍빛 유탄 세 발이 일직선으로 낙하했다. 원로원 정예 집행관들이 좌표에 맞춰 쏘아 보낸 연쇄 폭격이었다. 떨어지는 궤적 주변의 대기가 고열에 일그러지며 폐허 정원의 잡초들이 순식간에 불꽃도 없이 타올라 재로 부스러졌다.
칼릭스가 왼손으로 검을 비틀어 쥐며 금기 냉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그러나 억지로 끌어낸 마력이 파열된 오른팔 혈맥을 건드리자, 굳어 있던 검붉은 서리가 쩍 갈라지며 소매 틈으로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 나왔다.
"크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