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류하는 푸른 심연
"차단벽을 깰 생각 마요, 칼릭스! 그 합금은 충격을 흡수할수록 잠금 마법을 강화해요!"
엘리샤의 날 선 외침이 쏟아지는 물소리를 뚫고 울렸다.
차단벽을 향해 부러진 검을 치켜들던 칼릭스의 왼손이 허공에서 굳었다. 그의 시선이 아다만티움 장벽 표면에 얽혀 든 붉은 봉인선으로 향했다. 타격 지점을 중심으로 희미한 문양이 번뜩이며 단단하게 굳어지는 형세였다. 강타를 가하면 가할수록 장벽 내부의 쐐기 장치가 바닥 암반 깊숙이 파고드는 구조였다.
"그럼 이대로 잠겨 죽자는 건가?"
칼릭스가 이를 악물며 되물었다. 그의 턱선을 타고 차가운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발목을 스치던 거센 물살은 어느새 정강이를 집어삼키고 무릎 언저리까지 차올랐다. 천장 배관 이음새에서 터져 나온 탁한 수류는 무서운 기세로 집수장 바닥을 메워 갔다.
"벽 뒤의 레버는 포기해요. 저건 외부 충격으로 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에요."
엘리샤는 발을 묶는 급류를 거스르며 벽면 우측으로 성큼 다가섰다. 흙탕물 속에서 헛디딜 뻔한 몸을 벽에 튀어나온 낡은 지지대로 간신히 지탱했다. 관찰자의 시야를 억지로 넓히자 시신경을 타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번졌다. 시야 속에서 붉고 푸른 마력의 흐름이 거미줄처럼 뒤엉켜 떠올랐다.
벽 너머 수문 제어실로 뻗은 주 동력선은 완전히 끊겼지만, 배수 격실 우측 벽면을 관통하는 거대한 고압 송수관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