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맥을 삼킨 살아있는 원전
폭풍은 차단문이 부서져 나간 틈새로 지체 없이 들이닥쳤다.
붉은 안개와 뒤섞인 파멸의 독기가 허공을 찢으며 돌진하자, 펠릭스가 한 발 앞으로 짓쳐 나가며 무거운 강철 방패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쾅!
바닥의 흑요석 타일이 방패 끝에 찍혀 사방으로 파편을 튀겼다. 펠릭스의 양팔에 돋아난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방패 표면에 새겨진 세 겹의 청색 룬 회로가 눈부신 호를 그리며 반원형 방벽을 허공에 펼쳐냈다.
"뒤로 물러서지 마라! 이 방벽이 뚫리면 그대로 가루가 된다!"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공을 가르는 채찍 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지맥에서 뻗어 나온 수십 가닥의 핏빛 맥관들이 날카로운 가시처럼 곤두서며 펠릭스의 방벽을 난타했다. 충격파가 울릴 때마다 방패를 쥔 펠릭스의 부츠 굽이 바닥을 긁으며 반 뼘씩 뒤로 밀려났다.
로간은 비틀거리는 몸을 벽에 기대며 왼쪽 눈을 부릅떴다. 각성한 동공 주변으로 굵은 실핏줄이 터져 나와 피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시야 전체가 검붉은 문맥의 바다로 일렁였다.
초대 설립자의 거대한 형체 주변을 감돌고 있는 것은 단순한 마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루미나리스 아카데미 전체를 지탱하는 거대한 지맥을 모체 삼아 현실을 짓누르는, 원초적 신성어의 서술 그 자체였다.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