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4층 폐수로의 공기는 썩은 유황과 짓이겨진 비취 이끼 냄새로 눅눅했다.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마력 침출수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차갑게 출렁거리며 가죽 장화 틈새를 파고들었다.
머리 위 천장에 얽힌 굵은 배관들이 불규칙하게 삐걱거렸다. 쿵, 하고 아득한 먼 곳에서 울리는 충격파가 배수로 벽면을 타고 번졌다. 본관 최상층에서 성도 바티카로 향해야 했을 재앙의 인과율이, 하인츠 처장이 심어놓은 왜곡 경로를 따라 지맥 심장부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자정이 다가올수록 그 압력은 배관의 이음매를 짓이기며 시퍼런 불꽃을 튀겨냈다.
"물살이 점점 거세진다. 이 배수로가 지맥 냉각수 방출구와 직결되어 있어서 그래."
베로니카가 허벅지까지 튄 물기를 털어내며 낮게 읊조렸다. 그녀는 벨트에 매단 두꺼운 주석서를 한 손으로 받쳐 든 채, 다른 손으로는 은제 나침반의 바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북쪽을 가리키지 못하고 미친 듯이 제자리를 맴돌았다.
"지맥 수치가 주석서의 정상 범주를 아득히 벗어났어.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이십오 분. 쐐기가 완전히 박히면 역류하는 압력만으로 이 지하 통로 전체가 수몰될 거야."
"걱정 마라. 내가 앞장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