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의 심장부를 꿰뚫은 스물네 가닥의 역위상 촉수가 팽팽하게 당겨졌다.
수천만 도로 끓어오른 과부하 플라스마가 관통로를 타고 맹렬히 쏟아져 들어갔다. 관측창 너머의 암흑을 지워버릴 거대한 폭발 화염이 터져 나와야 할 순간이었다. 그러나 건조 도크 중심부는 터지지 않았다. 깨진 수조 틈새로 쏟아져 나온 수백 톤의 합성 양수가 진공 속에서 끈적한 얼음 덩어리로 얼어붙는 동안, 찢겨 나간 거대한 뇌 조직은 비명도 없이 꿈틀거렸다.
고열의 역위상 에너지가 닿는 족족 뇌 주름 사이로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갔다.
"코어 냉각재 압력 급감. 방출 에너지 전량 표적 내부로 흡수 중."
제타의 기계음이 함교 스피커를 찢고 터져 나왔다. 시스템 갱신 주기마다 붉은색 오류 경고창이 수십 개씩 겹쳐 떴다.
"자폭 카운트다운 영. 그러나 핵분열 및 위상 붕괴 연쇄 반응 미발생. 방출된 킬로톤급 에너지가 배아 내부 생체 전하로 전환되고 있다. 연산 오류. 파괴 확률 영 퍼센트."
"뭐라고? 제타, 계측기 다시 긁어봐!"
카이의 잔류 신경 코드가 콘솔 상단 홀로그램 투사기 위에서 파랗게 경련했다. 데이터 파편들이 모여 간신히 인간의 얼굴 형상을 빚어냈지만, 픽셀들은 불안정하게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다. 카이는 공중에 떠오른 생체 전위 그래프를 향해 떨리는 손가락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