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이 55초로 떨어지는 순간, 시신경 중심부에 투영되던 유년기의 푸른 성운 좌표가 회색 노이즈로 흩어졌다.
손목 신경총을 꿰뚫은 결정 침 여섯 개가 체온을 빼앗으며 차갑게 식어 들어갔다. 고통보다 먼저 닥친 것은 신체 말단 감각의 왜곡이었다. 오른손 손가락 끝의 촉각이 완전히 끊어지고, 척골을 타고 흐르던 전기 신호가 기괴한 주파수로 떨렸다.
엘리시아는 헬멧 디스플레이에 떠오른 바이오메트릭 전송률 패널을 주시했다.
동기화 심도 28퍼센트.
신경 탈락 인덱스: 유년기 지리 기억 100퍼센트 소거 완료.
시냅스 역전송 전압: 1,420밀리볼트 이상.
수치가 이상했다.
절대 격리 프로토콜 00의 표준 절차는 아카이브 장치와 인간의 뇌신경에 보관된 성계 좌표를 코어 슬롯으로 단방향 방출하는 것이었다. 방출된 신경 데이터가 크로노스의 잠금 체계와 접촉하면서 과부하를 일으키고, 그 여파로 대상자의 신경망이 영구 소거되는 원리였다.
그러나 단말기 하부에서 뻗어 나온 붉은 도관들은 데이터를 흡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었다.
슬롯 내부에서 진동하는 결정 침의 중심관을 통해, 끈적하고 검붉은 액화 회로가 엘리시아의 정맥 속으로 역류해 들어오고 있었다. 피부 아래를 기어 다니는 굵은 케이블처럼 전완의 혈관들이 검붉게 부풀어 올랐다.
"방출이 아니야."
엘리시아는 장갑 틈새로 스며 나오는 유기 점액질을 내려다보며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