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콘솔에 결빙된 유기 점액이 굳어지며 딱딱딱 소리를 냈다. 수조 바닥에서 치솟은 영하 백팔십 도의 냉기가 원형 챔버의 금속 바닥을 타고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엘리시아의 손목을 꿰뚫은 결정 침은 더 이상 붉은 피를 빨아들이지 않았다. 침을 통해 역류한 검푸른 결정 회로가 뼈와 근막을 치환하며 척추 신경선을 타고 경추 7번 마디까지 솟아올랐다. 그녀의 목덜미 피부 밑에서 직경 3밀리미터 크기의 다면체 결정들이 기하학적 격자를 이루며 도드라졌다.
단말기 상공에 투사되던 홀로그램 화면이 찢어지듯 튀었다.
오류 코드 0x7E. 메아리 승계 프로토콜 실행 정지. 적격 신경망 결손.녹아내린 텍스트 창 뒤편에서 긁히는 듯한 백색소음이 새어 나왔다. 그것은 온전한 형태를 갖춘 인공지능의 음성이 아니었다. 파괴된 제타의 코어 블록에서 흩뿌려진 연산 파편들이 단말기 스피커 코일을 비정상적으로 자극해 만들어낸 기계적 마찰음이었다.
크로노스호 통제망 사수를 위해 쏟아부었던 제타의 프로세서는 이미 84퍼센트 이상 증발해 있었다. 승계 스크립트의 잔해는 콘솔 모니터 구석에서 미세한 잡음 데이터로 변해 부스러져 내릴 뿐이었다.
엘리시아, 응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