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에서 돋아난 검푸른 결정체가 잘게 떨리며 금속 마찰음 같은 고주파를 토해냈다. 사람의 성대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었다. 십이지방체 코어의 냉각액을 가르고 선체 프레임을 타고 번지는 불길한 파동이었다.
전면 광학창 너머, 허공에 매달린 거대한 구조물이 그 기괴한 음조에 맞춰 반응했다.
철컥, 쿵.
도크 외벽을 감싸고 있던 수천 미터 두께의 차폐 장갑판들이 차례로 래치를 풀었다. 진공 속이라 소리는 전달되지 않았지만, 육중한 합금 격벽들이 레일을 타고 벌어질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냉각 가스가 하얗게 흩어졌다.
콘솔 상단에 투사된 붉은색 타이머는 01:28을 가리킨 채 사정없이 숫자를 깎아내렸다. 01:27, 01:26. 붉은 홀로그램 광선이 깜빡일 때마다 주 조종실 바닥에 깔린 도관들이 파열 직전의 고압 증기를 뿜어냈다. 선체 외벽을 이루는 장갑판들이 삐걱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엘리시아, 멈춰! 네 목소리가 저 요람의 방벽을 전부 찢어발기고 있다고!"
카이의 신경 파편이 콘솔 단말기 표면 위로 새파란 불꽃을 튀기며 솟구쳤다. 그는 제어 패널 깊숙이 침투해 엘리시아의 경추 부근으로 뻗어 나간 생체 광섬유들을 닥치는 대로 낚아챘다. 크로노스호의 메아리 코어에서 역류하는 고전압 에너지를 강제로 끊어내기 위한 발악이었다.
치지직,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