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어붙은 맹약의 덫
발목을 때리며 튀어 오른 시퍼런 물보라가 바지를 순식간에 적셨다. 단순한 냉수가 아니었다. 살갗에 닿자마자 바늘로 찌르는 듯한 마력 통증이 신경을 타고 번졌다.
천장 배기판이 뜯겨 나간 구멍에서는 농축 냉각수가 폭포처럼 낙하하며 나선형 철제 계단을 사정없이 짓이기고 있었다. 굉음 탓에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물러서요, 엘리샤!"
칼릭스가 왼손으로 장검을 고쳐 쥐며 엘리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목덜미까지 기어오른 검붉은 서리가 핏줄처럼 도드라져 파르르 떨렸다. 오른팔은 이미 감각을 완전히 잃어 옆구리에 힘없이 늘어진 상태였다.
"검으로 벨 수 있는 수압이 아니에요!"
엘리샤는 칼릭스의 젖은 외투 자락을 거세게 잡아당겼다.
"이건 아카데미 결계 핵을 식히는 마력수예요. 순수한 마력 덩어리라서 칼을 대는 순간 역류해서 전신 혈맥이 터져 나가요!"
"그럼 이대로 서서 익사하자는 말인가?"
칼릭스의 입술 틈새로 흘러나온 숨결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턱밑까지 차오른 결빙의 기운이 그의 호흡을 죄고 있었다. 물은 이미 정강이를 넘어 무릎 언저리까지 차올랐다. 이 속도라면 1분도 지나지 않아 격실 전체가 차단벽째로 수몰될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