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파고드는 붉은 마력선이 뼈마디를 부러뜨릴 듯 조여들었다. 피부 위로 새겨지는 구속 술식이 체내 마력을 강제로 결계석 핵으로 끌어당겼다. 폐 안쪽까지 타는 듯한 압박감이 밀려왔지만, 엘리샤는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지 않았다. 눈을 감거나 신음을 흘리는 순간, 눈앞의 포식자는 사냥감의 숨통을 더 빠르게 끊어 놓을 것이다.
세드릭은 나직한 걸음으로 계단을 마저 내려왔다. 제복 어깨에 달린 금빛 견장이 붉은빛 속에서 번들거렸다. 그의 장화 끝이 바닥에 새겨진 마법진 외곽에 닿았을 때, 허공을 맴돌던 푸른 마력 불꽃이 세드릭의 손끝으로 스며들며 꺼졌다.
"꽤나 의연하군. 아니면 상황 파악이 아직 덜 된 건가?"
세드릭의 목소리에는 승리자의 여유가 묻어 있었다. 그는 허리춤의 검자루를 툭툭 건드리며 엘리샤를 싸늘하게 훑어보았다.
"너는 칼릭스를 살렸다고 착각했겠지. 그 오만한 도련놈에게 비전 마법의 결함을 속삭이고, 은제 펜던트까지 받아 쥐었을 때는 자신이 역사의 영웅이라도 된 기분이었을 테고."
엘리샤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메마른 기침을 억누르며 말을 뱉었다.
"결계석 핵에 학생 등록 마력을 얽어매는 술식은 조잡합니다. 황태자 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