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마력 덩어리가 낙하하며 내뿜는 파열음이 고막을 찢을 듯 울렸다.
지상 결투장의 바닥이 꺼지며 쏟아져 내리는 화강암 덩어리들이 괴수의 등 뒤에서 우박처럼 흩뿌려졌다. 칼릭스는 망설임 없이 엘리샤의 어깨를 감싸 쥐고 자신의 품 안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엎드려!"
칼릭스가 검을 거꾸로 쥐고 바닥에 꽂아 넣었다.
쿠구구궁!
그가 뿜어낸 시퍼런 한기가 바닥에 닿는 순간, 순식간에 솟구친 다중 빙벽이 세 겹의 반구형 돔을 이루며 두 사람의 머리 위를 단단히 덮었다. 바로 그 찰나, 허공에서 곤두박질친 괴수의 거대한 앞발이 첫 번째 빙벽의 정수리를 강타했다.
쩌저적!
엄청난 충격에 귓속이 먹먹해졌다. 가장 외곽의 얼음 장벽이 형체도 없이 바스러지며 굵직한 얼음 파편과 짓이겨진 석재가 두 번째 빙벽 표면을 사납게 두들겼다. 칼릭스의 단단한 등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했고, 검을 쥔 그의 팔뚝을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려 엘리샤의 옷소매를 적셨다. 세드릭의 검을 받아내고 금기 마법을 연달아 쓰며 찢어진 혈관에서 새어 나오는 피였다.
"칼릭스, 버텨요!"
엘리샤는 불에 덴 오른손을 억지로 틀어쥐며 고개를 들었다. 타버린 살갗과 짓무른 신경이 비명을 질렀지만, 지금 정신을 놓으면 둘 다 으깨진 시체로 묻힐 뿐이었다.
시야가 푸르게 물들었다. 엘리샤는 망막 뒤편으로 밀려드는 두통을 무시한 채 관찰자의 시야를 최대로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