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과 금빛으로 엮인 굵직한 사슬이 결투장 허공을 찢으며 일제히 내리꽂혔다.
사슬 끝이 대지에 닿는 순간, 결투장을 채우고 있던 잔여 마력이 거짓말처럼 증발했다.
칼릭스가 세워두었던 빙벽의 푸른 광채가 먼저 사그라들었다. 허공에 맴돌던 냉기와 원로원 마법사들이 끌어올렸던 화염의 파편들이 맥없이 바닥으로 흩어져 먼지로 가라앉았다. 단말마 같은 마력의 파열음도 없이, 그저 불이 꺼진 난로처럼 전장의 열기 전체가 차갑게 식어 내렸다.
쿵, 하는 육중한 소리와 함께 차원문의 틈새가 양옆으로 벌어졌다.
짙은 남색 로브를 두른 아카데미 조사관들과 황실 최고 재판소 소속의 흑철 갑주를 입은 집행관 수십 명이 균열 사이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의 손에는 죄수의 마력핵을 원천 차단하는 구속구가 들려 있었다.
"전원 무기를 버리고 양손을 들어라!"
선두에 선 재판소 상급 집행관이 굵은 쇳소리로 결투장을 울렸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세드릭이 피 묻은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비틀거렸다. 금발은 엉망으로 흩어져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단정하던 백색 제복은 그을음과 흙먼지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네놈들이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손을 대려는 것이냐! 나는 제국의 제1황위 계승자 세드릭 폰 아스타르다!"
세드릭이 이를 갈며 소리쳤으나, 다가온 집행관들의 얼굴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집행관 둘이 지체 없이 달려들어 세드릭의 양팔을 뒤로 꺾었다.
철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