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아는 두 남자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할 수 없었다. 그녀의 심장은 여전히 격렬하게 뛰고 있었지만, 그 혼란 속에서도 냉철한 이성이 흐릿하게나마 작동하고 있었다. 별빛 공녀? 희망?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평생을 무가치한 존재로 살아왔다. 한순간에 그녀의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저는…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미약하게 떨렸으나, 그 속에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 흑발의 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반면 금발의 남자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공녀님. 고대 예언에 따르면 별빛 왕가의 마지막 공녀는 오랜 세월 동안 힘이 봉인된 채 인간 세계에서 자라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스무 번째 생일에 아스트라엘로 소환되어 자신의 진정한 힘을 각성할 기회를 얻게 되죠.”
금발의 남자는 고서적을 한 손에 든 채 다른 손으로 허공에 작은 빛의 구를 만들어 보였다. 그 빛은 부드럽게 엘리시아의 주변을 맴돌다 사라졌다. 마법. 눈앞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도 엘리시아는 여전히 현실을 부정하려는 듯 눈을 깜빡였다.
“그럼… 저는 당신들의 예언에 따라 이곳에 강제로 끌려온 겁니까?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요?”
그녀의 질문에 금발의 남자는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